단편이다 보니 결말이 중요하여 끝까지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인포에서 얘기했다시피 달콤한 이야기는 아니며 조금 이상한 마음外心을 품은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의 이야기 입니다. 


<인어는 바다에 살지 않는다>

오이카와는 아주 어릴 적부터 미야기에서 자랐다. 아마 눈을 뜨고 세상을 인식하기도 전부터 그랬을 것이다. 부모님, 그리고 조부모님들도 이곳에서 자라고 혼인을 했다고 했으니 ‘오이카와’가 산지는 족히 100년은 넘은 일이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오이카와의 옆에는 늘 이와이즈미가 있었다. 그건 아주 당연한 일이었고, 오이카와 저택 옆의 바다에서 파도가 치고 인어가 사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첫 만남은 5살 첫고백은 16살 그리고 첫섹스는 그 다음날. 갈수록 주기가 짧아지는 것 같았지만 아무렴 좋았다. 좋은 일은 빠를수록 좋은 법이니까. 매일 손을 잡고 돌아가는 하굣길과 매일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도 모두 얼굴을 맞대고서였다. 맞닿은 사이의 거리가 0cm인 만큼 누구도 끼어들 틈 따위 주지 않는 관계는 순조로웠다. 완벽(完璧)이라는 단어는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이라고 초등학교의 도서실에서 알게 된 단어였고 그건 우리 두 명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오이카와는 확신했다.

처음부터 곱씹어보아도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관계였다. 일본남성의 평균 수명이 80.75세고 지금 나이가 19살이니 적어도 61년은 같이 살 터였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고 식사를 제대로 챙긴다면 어쩌면 80년은 더 살지도 모를 일이었다.

인생이란 참 행복한 거구나! 오이카와는 종종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이와이즈미의 손을 잡고 춤을 추듯 빙글빙글 이리저리 움직였다. 함께라면 어떤 일도 괜찮을 거야. 우리는 사랑하고 있으니까! 세상이 멸망해도 괜찮았다. 같이 죽는다면 같은 곳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볼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현악기가 화음을 타고 화려한 기교를 과시하면 관현악기 16분음표가 가득한 곡을 연주했고 오이카와는 양손에 이와이즈미를 껴안고 스텝을 밟았다. 마지막 수험도 끝났고 남은 건 하루종일 같이 있는 일 뿐이었다. 당연한 사실이어서 얼굴도 붉히지 않고 사랑한다고 말하자 이와이즈미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얼굴을 붉히며 저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완벽한 날이었었고 완벽한 날이었으며, 완벽한 날일 예정이었다.

“나, 대학교는 너랑 다른 곳에 갈 거야. 얘기는 안했었지만 하고 싶은 일이 생겼거든. 그래도 우리는 사귀는 사이니까, 괜찮지?”

열에 들뜬 얼굴은 끝부터 붉었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에게 처음으로 지금부터 다른 길을 갈 것이라 선언 한 것이다. 다른 길? 많은 상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와이즈미가 처음으로 자신과 접점이 없는 사람들을 만난다니 그건 안 될 일이었다. 사고를 당할지도 몰랐다. 이와이즈미는 성격이 좋으니 나쁜 놈들의 꾐에 넘어갈지도 몰랐고, 무엇보다 어쩌면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지도 몰랐다. 최악이라면 그 모든 일이 일어날지도.

눈앞에 보이는 이와이즈미는 여전히 오이카와가 아는 이와이즈미의 얼굴로 웃고 있었다. 괜찮냐며 걱정하는 얼굴로 이마에 손은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의 손길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마지막일지 몰랐다. 환경이 달라지면 사람은 바뀌어 버린다. 완전히 달라질 지도 몰랐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같을 예정이 무너질지도 몰랐다.

이와이즈미는 어렸을 때부터 한번 정한 것은 밀고나가는 성정이었다. 그건 오이카와도 사랑해 마지않는 부분이었고 그렇기에 설득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로 달라지는 것 만큼은 용납할 수 없었다. 이때까지 어떻게 완벽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같아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영원히 이와쨩과 같이 있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지? 그때 불현 듯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귓가에 들렸다.


오이카와 그거 아니? 우리는 인어란다.


(중략)


사람은 무언가를 소비하며 살아간다. 음식도 돈도 사랑도 애정도 그리고 수명마저도. 그래서 내 요구치가 이와쨩보다 많은걸까? 아니 그건 잡생각이었다. 그날 오이카와는 겁이났다. 오랜세월을 산다는 인어와 기껏해야 100년 남짓을 사는 인간의 속도가 같을리 없었다. 지금도 부족한 사랑이 그때는 얼마나 부족할까? 내가 그 외로움에 살해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익숙한 악몽을 깨고 새로운 방법을 깨달은건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인어가되면 된다.  이와쨩을 나와 같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때 존재의의를 잃고 인간이 되었던 인어는, 다시 인어가 되었다.



<영원의 끝에서 만나요>

이와쨩? 일어났어? 누구냐니, 이와쨩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마왕씨지. 눈이 커진걸 보니까 감격이라도 한거야? 여기가 어딘지는 별로 생각할 필요 없어. 그건 중요한 게 아니거든. 설명이라니, 우리가 그런게 필요한 사이는 아니잖아. 맞아 무엇보다 중요한건 우리 사이지! 에 오이, 큼 마왕씨를 처음 봤다고? 그게 정말이야? 우리가 얼마나 깊은 사이인데 잊어버렸다니 너무 슬퍼. 즐거워 보인다니 무슨 소리야 이렇게 슬퍼하고 있는데! 그런데 잊은 건 정말 그것뿐이야?

그러니까 이와쨩 말은 무언가 잊은 것 같기는 한데 정작 뭘 잊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거구나. 하지만 잊은 것 같다니 그건 정말 잊은 게 아니지. 정말 무언가를 잊었다면 무언가를 잊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야 하는 거야.

가슴이 아프다고? 어디가 아픈 거야? 가슴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이라, 정말로 잊지 못했나봐. 공허함을 없애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야. 아픔을 잊을 만큼 아픈 일을 만들거나, 아픔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즐거운 일을 하거나. 어느 쪽이 좋아? 둘다 싫다고? 까다롭네 이와쨩. 하지만 그런 이와쨩이 좋으니까 괜찮아. 내가 이와쨩을 도와줄게. 간단한 이야기야. 둘 다 싫다면 남은 건 하나뿐이잖아? 그 공허함이 뭔지 기억해 내는 거야.

방법은 간단해. 스무고개 놀이 어릴 때 자주했지? 앗차, 실수. 어디가 실수냐고? 그냥 간단한 말장난이라고 생각해줘. 스무고개라고 해도 질문을 열 개만 받아 줄 거야. 왜 열 개냐니 그거야 내 마음이지. 여튼 질문 열 개로 이와쨩이 잊어버린 무언가를 기억해낸다면 잊어버린걸 돌려줄게. 그러면 스스로 기억해 내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잊은 모양인데 나는 마왕이니까 이정도 불합리는 당연하잖아? 도마 위의 생선과 칼을 든 요리사의 눈이 마주친다해도 동등할리 없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와쨩.

다시 간단하게 설명해 주자면, ‘무엇을 잊어버렸는지’ 알기위한 스무고개 인거지. 질문하는 사람은 이와쨩, 대답하는 사람은 나. 중간에 생각나도 후에 생각나도 이와쨩한테 좋은 일이잖아? 그래도 대답에 거짓말은 섞지 않을 거야. 오로지 내가 본 진실만으로 대답할거니까 걱정하지 마. 좋아 동의한 거지?


그럼 열 번의 질문으로 맞추는 스무고개, 시작합니다.



인포 >> 

선입금 폼 >>

통판 폼>> 



까치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