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의 달콤한 카페. 모든 우주를 통틀어 단 하나뿐이죠.
언제나 모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카페는 언제 열었는지 모를 시간에 열려 있습니다.
여전히 손님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여전히 주인은 부지런하지요.
계산대 위에는 주인이 켜놓은 라디오. 카페에 울리는 건 오로지 라디오의 노랫소리뿐.
오늘도 주인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골든베르크 변주곡 중 제 1변주.
마침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군요. 콧노래와 함께 어우러져 꽤 멋지네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주인의 가장 자신 있는 디저트들인가 보네요.
위성의 차갑고 달콤한 먼지들로 구운 스콘과 에끌레르.
가끔씩 불시착하는 뜨겁고 씁쓸한 운석조각들을 우려내 향을 더한 따뜻한 다즐링.
뭐, 비록 맛을 평해줄 사람은 없지만 언젠가 찾아올 언젠가의 손님을 위해 열심히 만드는 주인입니다.
오븐에서 에끌레르의 세 번째 판을 꺼내던 중 라디오가 위성의 소식을 전하네요.


‘네, 연주곡을 듣고 왔습니다. 그리고 전할 소식이 있습니다. 간단한 이야기네요.
bwc-064 위성이 이번에 행성으로 추락합니다. 1억 년간 수고 하셨습니다.
위성의 마지막 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라단조, op125의 제 4악장입니다.’


연중무휴인 우주 유일의 까페가 오늘도 영업 중인 위성은, 이제 추락한다고 하네요.
이것 참.
1억 년 동안 열심히 해왔는데 안타깝네요. 하지만 주인은 아무렇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이제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까지 따라 부르고 있군요.

‘...서로 껴안으라. 전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 형제여! 별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그분이 반드시 계실....’

...생각해보니 주인에게 정말 어울리는 곡이네요. 과연 선곡자의 1억 년간의 센스는 탁월합니다.
주인은 이때까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던 손님용 테이블에 앉습니다.
그리고 오늘 만든 것들을 내옵니다.
다갈색의 다즐링이 이제까지 사용하지 못한 찻잔을 채우고, 스콘과 에끌레르가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없었던 접시를 가득 채웁니다.
그렇군요. 첫 손님은 주인이 되어버린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좋지만 그래도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네요.
참 다행입니다.

이제 카운트다운의 시작입니다.

연중무휴의 카페가 충돌하기까지
차 3잔
스콘 2조각
마지막으로 달콤한 에끌레르 1조각

그리고..... 추락.

이제 카페는 연중유휴가 되었습니다.
아무러면 어떤가요.
이러나 저러나 모두 같은 걸요.
위성과 행성이 하나가 된 것처럼, 모두 같아진걸요.
그래도 분명 주인은 기뻐할 겁니다. 처음 연중무휴가 되었던 때처럼.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고요한 나래가 멈추는 곳.’


연중유휴의 달콤한 카페. 모든 우주를 통틀어 단 하나뿐이었죠.
그래도 여전히 언제나 모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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