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어머나 이와짱 왔구나. 손에 든건 수박이니?”

 “네 저희 어머니가 드리라고 하셔서.”

 “토오루는 밖에 있단다. 이번에도 풀장이니?”

 “네, 뭐”

 “정말이지~ 그 풀장 벌써 15년이나 쓴 거잖니? 너희도 참 오래 가는구나 다행이야.”


아주머니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家의 툇마루로 갔다.

그곳에는 오랜 친구가 낡은 미니풀장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었다.


 “이와짱 빨리 왔네?”

후- 후- 하고 풀장에 바람을 불어넣는 오이카와를 제치며 이와이즈미는 얘기했다.

 “응, 자 여기 수박. 먹어라.”

 “땡큐, 근데 이 풀장 이제 너무 낡았어. 바람이 좀 세는 거 같은데.”

 “테이프 붙이면 되니까 괜찮아. 줘봐 불 테니까.”

후- 후-하는 바람소리와 수박을 우적우적 먹는 소리가 섞이다 갑자기 깨달았다는 듯한 오이카와의 탄성이 섞인다.

 “?”


찰칵


 “간접키스잖아! 걱정 마, 현장은 내가 찍어 놨어!”

 “이 쿠소카와가!”

 “아야아야! 이와짱 오이카와씨 얼굴은 때리면 안 돼! 아야!”

 “웃기시네! 그렇게 따지면 15년째거든? 뭘 일일이 찍어대는 거냐?”


뚝. 갑자기 오이카와가 멈췄고 수박물이 풀장위에 떨어졌다.

 “...치사해 천연은”

 “천연이라니 또 뭔 소리냐. 그리고 너 얼굴에 수박 묻었다.”

 “이건 수박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그냥 빨개진 거야!”

 “참 쓸데없는 걸로 그렇게 되네.”


뿌루퉁해진 오이카와를 뒤로하고 이와이즈미는 다시 열심히 풀장을 불었다.

과연 오이카와의 말대로 작게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부분을 박스테이프로 붙여주자 그래도 바람이 세지는 않았다.

 “자 완성.”

흠. 꼼꼼하게 점검을 한 이와이즈미는 풀장을 툇마루 넘어 마당에 놓고는 물을 채워 넣었다.

 “오이카와”

 “네네~ 얼음 가져올게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자 오이카와씨가 특별히 이와짱을 위해 소다 맛으로 사다놨지☆”

 “늘 그래놓고는 무슨 특별히냐, 특별히는”


찰박 찰박 발에서부터 올라오는 한기가 시원하다.

 “너는 우유맛?”

 “늘 그렇지.”

 “응”


어릴 적 커다랬던 풀장은 이제 한명이 들어가기에도 아슬아슬 해져버렸다.

그래도 이와짱 이라면 완전히 들어가지겠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말하면 분명 맞을 테니 입 밖에 꺼내지는 않았다.

 “너 지금 나라면 이안에 들어가지겠다고 생각했지.”

...말하지 않아도 들켜버렸지만.

 “이제 독심술까지 하다니 이와짱 진화했구나! 오이카와씨는 기뻐!”

 “내가 포켓몬도 아니고 왜 진화를 하냐!”

훌쩍 훌쩍 우는 시늉을 하던 오이카와는 다시 아이스크림을 깨작이며 발끝으로 물을 튕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점프!


풍덩거리는 소리와 함께 머리끝까지 풀장 속에 잠겼다.

 “진짜 늘 얘기하는데 할 거면 말하고 하라고! 나까지 젖었잖아!”

 “짠-! 오이카와씨도 아직은 들어가진답니다!”

 “그 쓸데없는 증명 때문에 내 머리가 젖었잖아”

짜증을 내면서도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치워주고는 새 수박을 쥐어준다.


 “늘 신기한데 네 머리는 왜 물에 젖어도 금방 그렇게 뻗치는 건데?”

 “이와짱이야 말로 왜 늘상 삐죽삐죽 한건데?”

 “이렇게 태어난걸 어떡하냐! 15년이나 봐놓고는”

 “그거 내가 할 말이거든!”


정말이지!

오이카와는 큰 소리로 외치고 다시 풀장 속으로 잠수한다.

물속에서 웅웅거리며 들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일지 모르겠지만, 꽤 오랫동안 이랬으면 좋겠다고.

오이카와는 15년간의 풀장 속에서 바랬다.


평소대로의 여름나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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