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도 어김없이 오이카와씨의 즐거운 요리시간이 돌아왔어요!

모두들 채널고정해주세요.

오늘 여러분과 다 같이 만들어볼 요리는 ‘불행’이에요.

힘들어 보인다구요? 걱정 마요,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니까 오이카와씨와 같이 힘내 봐요.

필요한 준비물은

  • 좋아하는 소꿉친구
  • 눈물 1L (더 준비해도 괜찮아요.)
  • 설탕 3스푼 (흑설탕도 백설탕도 ok)
  • 달짝지근한 과일식초 5스푼
  • 후춧가루와 고춧가루 많이 (*양을 알 수 없으니 주의!)
  • 엉망진창인 고백
  • 해질녘 하굣길

을 준비해 줍니다.

어라, 중요한 걸 잊어버렸네요.

  • 불행에 담가질 본인

제일 중요한 거니까 잊지 말아주세요!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이와짱.”

해질녘 같이 돌아가는 하굣길에서 이와짱을 불러 세웠다.

의아해하며 돌아보는 얼굴을 보며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고 입을 열었다.

“저기 할 말이 있는데”

마음을 애태우는, 죽을 만큼 달콤한 기분으로 고백했다.

“나랑 사귈래?”

좋아 됐어, 드디어 했다!

하지만 설탕과 식초를 들이부은 마음은 곧 뚜껑이 열려버린 후추통과 고춧가루통을 엎지른 것 같이 되었다.

“뭐?”

삑사리 난 대답과 이어진 정적 그리고 빠른 눈 깜빡임.

“아, 니 그 아직 하지만”

이와짱의 입에서는 말이 되지 못한 단어들이 노을과 같이 길에 떨어졌다.

이거 거절 맞지?


저녁 6시 15분, 우리사이에는 어색한 침묵만 감돌며 서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제대로 된 대답은 듣지도 못한 체 나는 집에 도착했다.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거실을 지나가던 중에 엄마가 뭐라고 얘기한 것 같지만. 저녁을 먹으라는 소리였을까?

계단을 올라 방에 들어와 방문을 닫고 생각했다.

응, 그래. 나 완전히 차였구나.

이와짱 얼굴 엉망이었는데. 고백하지 말걸 그랬나?

텅 빈 머리로 가방에 들어있던 우유빵을 꺼내고 의자에 앉아 멍하니 생각했다.

고백하지 말걸. 그렇다면 이렇지도 않았을 텐데.

입안 한가득 우유빵을 쑤셔 넣고 우물거려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고백하지 않았다면 이런 불행도 없었을 텐데.

그 생각을 하자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만큼. 이러다 죽지 않을까 싶은 만큼.

그렇게 눈물에 젖은 우유빵을 먹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야!”

훌쩍, 이와짱이다.

나 찼다는거 확인 사살하러 온 거야? 그러지 않아도 나, 너무 울어서 탈수로 죽어버릴 거 같아서 그럴 필요는 없는데.

“이럴 줄 알았어, 멍청카와 얼마나 울어댄 거냐?”

그는 옷 소매로 상냥하게 내 눈물을 닦아줬다. 입에든 우유빵을 빼낼 때는 좀 거칠었지만.

“도대체 우는 채로 빵을 먹는 이유는 뭐냐고... 뭐 다 됐고 할 말이 있어서 왔다.”

으흠 큼. 목을 다듬는 소리를 내더니 두서없이 말했다.

“사귀자.”

뿌듯한 얼굴로 그런 폭탄을 내던지고 이와짱은 재빨리 돌아섰다.

“대답은 했으니까 나는 간다!”

“잠깐잠깐잠깐 이와짱 잠깐만! 나 차인 거 아니었어?! 그리고 왜 자기 할 말만 하고 가려는 건데?! 거기다 뭐야 그 상쾌한 얼굴은! 오이카와씨는 이해할 수 없어!”

나가려는 이와짱의 다리를 온몸으로 붙잡고 매달리며 외쳤다.


근데 어라 나 지금 고백 받은 건가? 정말? 믿어도 되는 거지?

“시-끄러워, 떨어져 멍청아! 그때는 당황해서 그랬을 뿐이라고!”

돌아보지 않는 이와짱의 귀 끝은 빨강. 해질녘보다도 빨강.

불행인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다행이야.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내가 오해했어어어어으으어.”

“으악! 너 남에 바짓가랑이 붙잡고 왜 또 우는데? 제대로 고백했잖아. 그런데 뭐가 미안하다는 건데?”

“너무 기뻐서...기뻐서 그래.”

훌쩍 거리며 흐르는 눈물을 이와짱의 바지에 닦으며 생각했다.

다행이야 고백해서. 정말 다행이야.



...그리고 ‘불행’을 3시간동안 360도 이상의 초초고온으로 가열해주면 ‘사랑’이 됩니다.

엣 앞에서 끝난 거 아니었냐고요? 틀려요 으흠. 실수가 아니었어요.

제대로 다음 단계까지 생각했었다니까요?

오늘의 요리교실은 끝!

모두들 다음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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